버려진 아이들과 버려진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하시모토 츠무구의 장편소설. 엄마가 집을 나가버렸지만, 고등학교 2학년의 미즈키는 전혀 곤란해 하지 않았다. 원래부터 집안일은 거의 미즈키가 도맡아 했기 때문에 엄마가 집을 나가도 변하는 것은 없었기 때문이다. 미즈키에게 아빠란 존재는 없었다. 친아빠는 일찍이 죽었고, 두 번째 아빠는 집을 나가버렸다. 미즈키는 두 번째 아빠를 닮은 다섯 살의 미소년 남동생 코우와 평소와 다름없는 평온한 생활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교차로에서 죽은 고양이를 발견하게 되고 그때 동급생 켄이치를 만나게 되는데…. <양장제본>

제1화 가짜 가족

제2화 사랑

제3화 소년의 우울Ⅰ

제4화 지옥이 담긴 상자

제5화 푸른 눈동자

제6화 소년의 우울Ⅱ

제7화 고양이 도둑

제8화 엄마

열일곱 소녀의 눈에 비친
가족과 사랑과 행복 이야기….
하시모토 츠무구 스타일―가벼운 듯 묵직한 이야기의 연금술사
청춘의 일상을 다룬 소설『반쪽 달이 떠오르는 하늘』로 일본은 물론이요 국내에서도 인정받은 인기 작가 하시모토 츠무구. 그는 특유의 부드러운 필체로 평범한 일상 속의 에피소드를 섬세하게 그려내어 큰 인기를 얻었다. 그의 첫 순수소설 『고양이 도둑과 목요일의 키친』에서도 이런 그의 장점은 역시나 여과 없이 드러난다.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막힘없이 부드럽게 읽어 내려가는, 잔잔한 여운과 감동이 남는 이야기에 독자들은 상큼한 청춘소설인『고양이 도둑과 목요일의 키친』에 쉽사리 빠져들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단지 가벼운 청춘소설로서만 끝난다면 하시모토 츠무구의 소설이라 할 수 없다. 하시모토 츠무구의 다른 작품도 그렇지만, 작가는 평범한 일상을 그리면서 그 안에 독자들에게 던지는 진중한 메시지를 자연스레 담는다. 이 작품 역시 아이들을 두고 집을 나가는 엄마의 ‘육아포기’라는 다소 무거운 문제와 고양이들의 죽음으로 인해 상기되는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문제를 열일곱 소녀와 소년의 풋풋한 사랑의 감정과 함께 제시하면서 독자들이 가볍게 읽는 와중에 깊은 성찰과 사색을 스스로 하게끔 하고 있다.
독자의 시선과 같은 위치에서 평이하게 일상의 이야기를 그려나가면서 은근히 던져주는 진지한 메시지가 독자들의 가슴에 오랜 여운을 남기는 것이다.
가벼워 보이지만 작가의 강한 메시지가 담긴 소설. 그게 바로 하시모토 츠무구가 추구하는 스타일이 아닐까.
재발견되는 ‘가족’의 참된 의미
갑자기 집을 나간 엄마, 그리고 원래부터 없었던 아빠. 남겨진 것은 열일곱 살 소녀와 다섯 살 남동생. 열일곱의 소녀가 감당하기에는 힘든 상황이지만 독자들의 예상과는 반대로 소녀는 전혀 곤란해 하지 않는다. 아무 죄책감 없이 떠난 엄마와 엄마가 떠나도 전혀 슬퍼하지 않는 소녀란 독특한 설정으로 작가는 독자들에게 철저하게 개인주의화 되어가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소녀는 다섯 살 남동생과 사고로 축구를 할 수 없게 된 동급생 소년을 새로운 가족이라고 여기며, 셋만의 즐겁고도 평온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독자들은 그녀의 새로운 가족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지만, 왠지 가슴 한 구석이 아련해 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건 바로 그녀의 새로운 가족이 어딘가 하나씩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부모에게 버림받았고, 동급생 소년은 사고로 인해 축구에 대한 꿈을 잃었다. 게다가 부모가 없이도 이렇게 잘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는 듯한 소녀의 앞에 작가는 또 하나의 닮은꼴인 버려진 고양이를 등장시킨다. 사고로 죽은 고양이들이 책임감 없는 주인에게서 버림받아 죽어가는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의 분노와 격정의 행동에서 독자들은 부모에게 버림받은 소녀―강한 척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는 소녀―의 모습에 숨겨진 애절한 아픔과 외로운 마음을 오버랩 시키며 느끼게 된다. 주인에게 버림받아 죽어가는 고양이들을 보면서 주인공은 자신을 지켜주는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그리고 버려진 고양이들을 집으로 데리고 오면서 고양이들에게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주는 소녀의 모습을 통해, 그녀 역시 가족을 그리워하는 평범한 열일곱 살의 소녀라는 사실을 비춰내고 있다. 그렇기에 마지막 장에 이르러 집을 나갔던 엄마가 다시 돌아왔을 때, 그녀는 평소와 다름없이 엄마를 맞이한다. 그리고 다섯 살짜리 남동생처럼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엄마가 보고 싶었다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엄마와 함께 부엌에서 소소한 저녁을 준비하면서 잔잔한 행복을 느낀다.
어른이 되고 싶었던, 그래서 어른인 척 강한 척 했던 소녀는 비록 언제 다시 집을 나갈지 모르는 엄마이지만 그런 엄마와 동생과 함께 보내는 하루가 소중하다고 독자들에게 나지막이 속삭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용 소개
엄마가 집을 나가버렸다. 고등학교 2학년의 미즈키는 전혀 곤란해 하지 않았다. 원래부터 집안일은 거의 미즈키가 도맡아 했기 때문에 엄마가 집을 나가도 변하는 것은 없었기 때문이다. 미즈키에게 아빠란 존재는 없었다. 친아빠는 일찍이 죽었고, 두 번째 아빠는 집을 나가버렸다. 미즈키는 두 번째 아빠를 닮은 다섯 살의 미소년 남동생 코우와 평소와 다름없는 평온한 생활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교차로에서 죽은 고양이를 발견하게 되고 그때 동급생 켄이치를 만나게 된다. 사고로 인해 축구에 대한 꿈을 잃어버린 켄이치. 미즈키는 켄이치와 함께 그날 이후부터 죽은 고양이들을 자신의 앞마당에 묻기 시작한다. 그리고 매주 목요일은 미즈키, 코우, 켄이치 이렇게 셋이서 저녁을 함께 먹기로 한다. 조금은 이상하지만, 새로운 가족을 만든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미즈키와 켄이치는 교차로에서 아기고양이들이 담겨있는 상자를 발견한다. 그러나 상자 안의 고양이들은 거의 죽어 있었고, 단 한 마리의 고양이만이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미즈키와 켄이치는 그 고양이를 필사적으로 살리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아기고양이는 죽고 만다. 너무나 사랑스러웠던 아기고양이의 죽음으로 인해 깊은 슬픔에 빠진 세 사람. 그러던 어느 날, 동물병원의 의사로부터 아기고양이의 죽음에 관련된 놀라운 얘기를 듣게 된다. 그로 인해 미즈키는 어떤 큰 결심을 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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