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아침에는 눈을 뜰 수 없겠지만 : 북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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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화의학이 지켜주는 삶의 마지막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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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사계절
저자 캐스린 매닉스
ISBN 9791160946536 (1160946531)
정가 22,000원
판매가 19,800원(10%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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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기본설명
완화의학이 지켜주는 삶의 마지막 순간
상품 상세설명
먼저 떠나간 내 가족의 마지막 순간도 이와 같았기를 앞으로 다가올 나와 내 소중한 이들의 죽음도 이러하기를

죽음은, 그러니까 남은 삶은 거스름돈처럼 정확히 계산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다. 또한 죽음은 노년의 마지막 페이지에 불과하지 않으며, 꺼지고 나면 새카맣게 사라지는 전등불 같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숫자가 아니라 방향이며, 시간에 따른 변화이고, 남은 사람들이 다음 장으로 건너가기 위한 정류장일 것이다. 영국의 완화의학 의사 캐스린 매닉스가 『내일 아침에는 눈으 뜰 수 없겠지만』을 통해 들려주는 죽음은 분명 그렇다. 지난 40년간 그가 만난 환자와 동료들의 이야기는 죽음을 고통스러운 끝이 아니라 평범한 삶의 한 과정으로 바꾸어놓는다. 의학의 발전으로 인간이 죽음을 경험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회복될 가망이 없어 보이는 환자마저도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대신 병원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치료를 받다가 죽음을 맞는다. 과연 이 변화가 옳기만 한 일일까? 사려 깊은 대화를 통해 의사가 환자를 이해하고 환자는 의사를 믿게 될 때, 환자와 가족이 임박한 죽음을 함께 직시하며 사랑을 담아 마지막 날을 살아낼 때, 죽음으로 난 길은 고통이 아니라 존엄으로 방향을 튼다. 또한 환자의 가족이 옆자리 다른 환자의 가족과 슬픔을 위로하며 서로 기댈 어깨를 내어줄 때, 죽음은 혼자서 싸워 이겨낼-그러나 결국엔 이길 수 없는-적에서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굳은 발판으로 바뀐다.

별밤지기 코멘터리

저자가 들려주는 죽음 이야기의 끝에서 당신은 ‘존엄한 공동체’를 만나게 될 것이다. 내일 아침에는 눈을 뜰 수 없게 되더라도 슬프지 않을 것이라고, 조용하고 편안하게 사랑하는 이들 사이에서 그 시간에 닿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이 책에 귀를 기울여보자.





목차
들어가며 …7

1장. 패턴
신통치 않은 시작 …14
프랑스 레지스탕스 …23
작은 댄서 …32
외로운 무도회장 …51
마지막 왈츠 …67
생각해봅시다 …78

2장. 내 방식대로
그것이 문제로다 …82
나를 보내지 마 …93
모자 …111
숨이 멎을 것 같아 …126
생각해봅시다 …138

3장. 죽음을 말하기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네 …153
말하기 힘든 것에 대해 말하기 …164
침묵의 소리 …176
당신의 모든 숨결을 …188
미녀와 야수 …203
생각해봅시다 …217

4장. 지금 이 순간 너머를 바라보기
부엌에서 있었던 일 …222
그만 나를 놓아줘-side A …233
그만 나를 놓아줘- side B …242
여행 계획 …253
사랑을 담아 당신에게 …267
생각해봅시다 …282

5장. 유산
예상 밖의 일 …286
고양이의 해 …300
부검 …312
바늘과 핀 …324
자장가 …336
생각해봅시다 …348

6장. 초월
음악적 차이 …352
깊은 꿈 …361
심연 …371
완벽한 날 …384
좋은 사람들이 먼저 간다 …399
생각해봅시다 …404

마치며 …407
옮긴이의 말 …409
용어 해설 …411
책속으로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설명하는 의사(「프랑스 레지스탕스」, 27~28쪽)
“임종이 어떤 것일지, 그리고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걱정된다고요?” “네.”
“그리고 용기를 잃을까 봐 걱정하고 있고요?” “네.”
“당신에게 임종이 어떤 것인지 설명해주고 싶어요. 그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혹시 당신과 같은 병으로 세상을 떠난 사람을 본 적 있나요? 흥미로운 것은 각양각색의 질병을 가진 사람들이 삶의 끝이 다가올 때 경험하는 바가 매우 비슷하다는 점이에요. 저는 그것을 수없이 보았답니다. 우리가 어떤 모습을 목격하는지 알려드릴까요?” 고환기형종 치료 중 갑자기 사망한 20대 환자를 기리며(「외로운 무도회장」, 67쪽)
누군가와 사별한 사람은 설사 그것이 평화로운 죽음이었다 하더라도 그 경험을 반복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이것은 고통스러운 경험을 기억으로 바꾸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 그리고 환자들을 돌보는 우리도 때로는 힘든 경험을 털어놓아야 한다. 그래야만 마음의 건강을 지키면서, 다시 힘을 내 병원으로 돌아가 다음번 충격을 감내할 수 있다. 죽음에 관한 청년 세대와 노인 세대의 인식 차이(「마지막 왈츠」, 74~75쪽)
할머니의 죽음을 눈앞에 두고 나는 그녀의 긴 인생 역정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는 반면 할머니는 내 삶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자기 삶을 살기 바쁜 우리 젊은이들은 할머니의 삶에 관해 질문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임종을 지키는 사람 중 얼마나 많은 이가 당연하게 여겼던 미래가 멀어져가는 것을 바라보며,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의식이 혼수상태와 죽음을 향해 서서히 침잠하는 것을 바라보며 이 진실을 깨달을 것인가? 임박한 죽음을 인정하지 않는 20대 흑색종 환자의 심리(「나를 보내지 마」, 106쪽)
곤란한 상황이다. 샐리는 불안으로 동요하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는다. … 그녀는 임종 과정에 접어들었지만 항암 치료를 받고 아이를 갖고 앤디와 평생 행복하게 살기 위해 건강해지는 것 외의 다른 생각은 결단코 거부한다. 환자의 가족에게 작별 인사할 시간을 주지 못했음을 자책하는 의사(「전해 들은 소식」, 151쪽)
만약 그때 클리닉에서 부정적인 전망을 그에게 언급했더라면 그는 다가오는 죽음을 홀로 마주한 외로움을 아내와 나누었을지도 모른다. 그때 내가 진료실 밖으로 나가기만 했더라면 그녀는 내게 궁금한 점을 질문할 기회를, 자신의 절망적인 예감을 확인할 기회를 가졌을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부부가 죽기 전에 나눠야 할 중요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외로운 여인은 작별 인사를 할 기회조차 없었다. 자궁경부암 말기 환자의 임종 준비(「미녀와 야수」, 211쪽)
나는 브로니를 괴롭히는 진짜 문제가 신체적 통증이 아님을 안다. 그녀는 병이 깊어갈수록 차츰 허물어지는 자신의 존재를 지탱하기 위해 홀로 분투하고 있다. 그녀에게는 해야 할 일이 있고, 그것을 잘 해낸다면 아이들이 좀 더 준비된 방식으로 엄마 없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 그들에게 사별을 준비시키는 것이 엄마의 사랑을 보여줄 마지막 방법이다. 운동신경세포병 환자를 치료하며 의료윤리를 생각하다(「그만 나를 놓아줘-side A」, 241쪽)
종종 의료윤리가 흥미로운 도전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우리는 늘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일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환자들은 우리가 그렇게 할 것이라고 믿는다. 호흡 억제제로 환자의 호흡을 멈추게 하는 것과, 같은 약으로 환자가 숨이 멎을 때까지 고통받지 않도록 하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안락사에 대하여 생각해볼 문제(「그만 나를 놓아줘-side B」, 252~253쪽)
네덜란드는 의사가 엄격한 규칙을 준수할 경우 기소당할 위험 없이 안락사를 시술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한때 우잘은 이 관행을 가능하게 한 네덜란드의 실용주의 정신에 탄복했다. 그러나 일단 안락사라는 선택지가 주어지자 증상 관리보다는 안락사만 권장하는 게 두려웠다. 의사와 면담할 때의 분위기도 이전과 달랐다. 그의 증상을 호전시키거나 예후를 향상시킬 수 없는 의사들의 무력감과 절망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의사들이 질병 진행의 불확실성을 통제하기 위해 차라리 죽음을 앞당기고 싶어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잘은 불확실한 희망을 안고 살기 위해 확실하고 통제된 죽음으로부터 달아났다. 응급의료계획과 심폐소생술 포기에 관하여(「예상 밖의 일」, 297~298쪽)
댄이 작성한 응급의료계획과 심폐소생술 포기 각서는 장소와 무관하게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문서다. 이제 댄은 집에서 쓰러지든, 영화를 보러 외출했다가 구급대에 의해 실려가든 영국 내 많은 지역에서 동일한 처치를 받을 권리를 갖게 되었다. 잉글랜드에서 이런 시도가 행해진 것은 처음이며(합리적인 스코틀랜드는 이미 전 지역에서 심폐소생술 포기 각서 제도를 시행하고 있었다), 지역 NHS 팀은 이 제도를 언론을 통해 홍보하고자 했다. 그의 인터뷰는 라디오와 2개의 TV 채널에서 방송되었고, 신문에도 실렸다. … 그의 이야기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2주 만에 지역 NHS 웹사이트에 응급의료계획과 심폐소생술 포기 각서를 문의하는 사람이 10배 늘었다. 선천성 질병을 갖고 태어난 3살 아이를 떠나보내며(「자장가」, 337, 341쪽)
쌍둥이 중 한 명인 헬레나의 혀에 미세한 경련이 있었다. … 척수성근위축. 그중에서도 가장 진행이 빠른 1형. … 왕성하게 새로운 기술과 요령을 습득하는 한 아이의 모습은 다른 아이의 가차 없는 퇴보와 대비된다. 사스키아의 민첩한 운동 신경과 발달하는 언어 능력은 헬레나가 얼마나 많은 것을 박탈당했는지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헬레나는 미소 짓고 응시하고 질문하고 애교를 부리면서 이 가족이 만들어낸 사랑의 사각형의 일부가 되었다.
출판사 서평
“당신에게 임종이 어떤 것인지 설명해주고 싶어요. 저희를 믿으시죠?”
삶의 마지막 순간을 지키는 완화의학 의사의 일
의사는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한다. 환자의 상처를 치료하고 병을 낫게 하고 죽음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한다. 과학의 발전에 따라 의학도 발전하면서 인류는 무수히 많은 질병을 극복해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멈춘 지금도 수많은 의사와 간호사, 의학 연구자와 보건·방역 종사자들이 이 병을 극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사람을 살리는 일.’ 이것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의사의 일이다.
그런데 인간은 반드시 죽는다. 누구도 죽음 그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의사의 일, 생명을 살리는 일의 끝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사건은 필멸의 죽음이다. 그렇기에 그 어떤 의학적 처치와 의료 서비스도 어느 지점을 넘어서는 순간 무의미한 연명 행위에 불과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늘 그 순간을 두려워하며 병원을 찾는다.
『내일 아침에는 눈을 뜰 수 없겠지만(원제: With the End in Mind)』을 쓴 캐스린 매닉스는 완화의학 의사이다. 40년 전 완화의학이라는 신생 분야에 뛰어든 그가 그동안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연명과 죽음의 갈림길에 선 이들이 그의 환자였다. 통증을 관리받으며 곧 다가올 죽음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이들의 남은 삶을 계획하는 90대 노인부터, 고통과 공포에 잠식되어 환각에 빠져 있는 10대 소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자가 모여 있는 호스피스 병동이 그의 일터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서 죽음은 슬프지만 평화롭고, 아프지만 존엄하다. 이 책은 말한다. 이것이 보통의 죽음이라고.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죽음에 관하여 대화하기 시작하라고.완화의료의 대상은 단지 임종이 머지않은 환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증상 관리는 어떤 질환을 가진 사람이든 경중에 상관없이 제공되어야 한다. 이것이 넓은 의미의 완화의학이다. … 나의 환자는 살날이 몇 개월 남지 않은 사람이 대다수였다. 그로부터 나는 자신이 죽어가고 있음을 아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특별한 통찰을 얻었다. 바로 이 부분, 죽어가는 사람들이 나머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내가 들려주고자 하는 바다. _「들어가며」 중에서, 9쪽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바라는 죽음에 관한 대화를 기피하지만 언제까지나 피해서 될 일은 아니다. 우리 모두 늦기 전에 소중한 이들과 이런 대화를 나눠야 한다. _「예상 밖의 일」 중에서, 299쪽“우리는 죽음 조산사다. 그리고 늘 그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대화-최선의 치료법-신뢰-존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지은이가 환자와 나누는 무수히 많은 대화다. 죽음을 납득시키기 위해, 공포를 덜어내고 통증에서 해방되어 마지막까지 삶의 기쁨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 힘쓰는 완화의학 의사의 노력은 낯설지만 부럽다. 동시에 의학과 치료라는 행위의 본질을 고민하게 한다. “호흡 패턴이 바뀌었죠. 자, 들어보세요. 이제 깊이 숨을 쉬지 않죠. 때때로 호흡이 멈추는 걸 눈치챘나요? 의식이 없는 상태라는 얘기입니다. 아주 깊이 이완된 상태지요. 삶의 마지막은 이런 모습이랍니다. 매우 조용하고 평화롭지요. 이제 홀리가 다시 깨어날 것 같진 않군요.” _「작은 댄서」, 48쪽“제가 보기엔 비록 병에 걸린 사람은 넬리이지만 두 분 다 이 병으로 고통받고 계신 것 같습니다. 두 분 다 홀로 고통받고 계세요. 넬리는 위층에서 조를 걱정하고, 조는 아래층에서 넬리를 걱정하고. 서로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다면 고통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_「침묵의 소리」, 186쪽“이것은 어머니가 의식 불명이라는 징후예요. 하지만 어머니가 상처를 입은 것은 아니에요. 이것은 뇌가 작동을 멈출 때 우리 모두에게 일어나는 일이랍니다. 우리가 삶의 끝에 당도할 때요.” _「당신의 모든 숨결을」, 193쪽지은이는 환자에게 그가 앞으로 겪게 될 죽음의 과정을 이해시키고, 환자의 가족이 걱정이나 두려움 없이 환자의 마지막 숨을 배웅할 수 있도록 이끄는 완화의료 과정을 ‘죽음 조산사’에 빗댄다. 조산사가 산모에게 힘을 줘야 할 때와 심호흡을 할 때, 기다려야 할 때를 알려주며 출산 과정을 안내하듯이, 자신 또한 임종 과정을 그렇게 안내한다는 뜻이다. 이 일에 사려 깊은 대화보다 좋은 방법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사례들은 대화가 최선의 치료법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환자와 의사 사이의 이해와 신뢰로 이어지는 선순환 속에서 삶과 죽음 양쪽 길 모두 존엄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감을 증명한다. 나아가 이 장면은 이런 대화가 생략된 채 증상에만 몰두하는 현대의학 전반에 대한 고민과 반성을 불러일으킨다. 지난 정부 시절 메르스가 유행했을 때, 대통령이 방문한 서울대학교병원 격리 병동에 걸려 있던 “살려야 한다”라는 말이 당연히 읽히지 않고 우스꽝스러웠던 이유도 환자와 맥락은 지워진 채 행위만 남아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우리는 훌륭한 팀입니다. 당신을 잘 보살펴줄 거예요.”
죽음으로 가는 길에 나란히 서주는 사람들
존엄한 죽음을 향한 길은 의사와 환자 두 사람의 대화로만 채워지지 않는다. 환자를 위해 함께 일하는 동료 의료진, 환자 곁에서 배웅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길에 나란히 서 있다. 이 책은 그들 사이에 일어나는 대화와 상호 작용을, 때로는 갈등까지도 자세히 비춘다. 그들은 하루 종일 연구실에 틀어박혀 일하지만, 혈액 샘플의 혈소판 수와 나가는 혈액 백 수로 실비를 비롯한 환자들의 상태를 꾸준히 챙기고 있다. 그들은 치료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음을 알아본다. 실비가 죽어가고 있으며, 곧 혈액 검사가 필요 없어지리라는 것, 그리고 그녀가 20살을 넘기지 못하리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녀에게 안부 전해줘요!” 기술팀장이 외친다. 그는 실비를 만나본 적도 없을 테지만, 실비가 아침 일찍 수혈을 받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새벽같이 출근하여 혈소판제제를 해동시켜두었다. _「바늘과 핀」, 332쪽“왜 약을 거부하는지 아나요?” 내가 묻는다.
“이유를 알 수가 없어요.” 수간호사가 말한다. “처음에는 바늘을 무서워하는 줄 알았는데, 변비약이나 기침약도 거부해요.”
“전통 의학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성직자가 묻는다.
“그것도 아니에요.”
“때로 독실한 무슬림은 고통을 신의 의지로 받아들이지요. 우리 입장에서는 손 놓고 지켜보기 힘들겠지만, 그녀로서는 타당한 결정일지도 모릅니다. 회진 때 물어봐야 할 것 같군요.” …
“그가 말하길, 그가 말하길, 도착하기 전에 아내가 죽을 거라고 했어요. 살날이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고요. 3개월보다 더 오래 살 수는 없다고요. 하지만 오직 신만이 생명을 주고, 또 거둬 가십니다. 오직 신만이! 우리는 감히 신의 뜻을 안다고 생각하는 의사의 도움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신성 모독이에요. 그럴 수는 없는 겁니다!”
나는 신앙을 지키며 살고자 하는 이 신실한 가족의 고통을 헤아려본다. 얼마나 참담한 딜레마인가. 얼마나 대단한 용기이며 자제력인가. _「완벽한 날」, 387, 394쪽이 모든 일의 바탕에는 “개인의 삶의 질과 결과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개인뿐”이라는 저자의 생각이 담겨 있다. 의료진의 노력은 그 판단을 정확히 이해하고, 환자를 그가 ‘선택한 죽음’으로 안전하고 평화롭게 이끌기 위해서라는 점을 밝힌다. 때로는 환자를 대신해 그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주변에 설득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환자가 자신의 선택을 자신의 입으로 설명할 수 없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도 2018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제도를 도입했다. 질병이나 사고로 의식을 잃어 본인이 원하는 치료 방법을 스스로 선택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해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거부한 사람이 그새 5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이때 ‘무의미한 연명 치료’가 어디까지를 뜻하는지가 중요한데, 일찍이 이 제도를 도입한 영국에서 이 서류를 작성하는 데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눈여겨볼 만하다(「예상 밖의 일」, 286~299쪽). 그 밖에도 안락사를 놓고 환자와 의사가 느끼는 두려움과 무력감, 죽음에 관한 청년 세대와 노인 세대의 인식 차이, 사후 부검이 필요한 이유 등 죽음을 놓고 생각해야 할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죽음의 질과 방향을 가리키는 친절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좋은 죽음이란 어떤 죽음이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살아갈 이들을 위한 ‘죽음 수업’
이 책은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 순간을 들려주지만, 그 모든 이야기는 세상에 남은 우리에게 향해 있다. “누군가와 사별한 사람은 설사 그것이 평화로운 죽음이었다 하더라도 그 경험을 반복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이것은 고통스러운 경험을 기억으로 바꾸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67쪽)라는 문장에는 어떻게 죽음을 받아들이고 준비해야 하지에 관한 핵심이 담겨 있다.
‘고통을 기억으로 바꾸라. 그리고 항상 끝을 염두에 두고 살아라.’ 자신이 죽어가고 있음을 아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이 말을 남긴다. 끝을 생각하며 살아갈 때 삶은 온전히 나의 것이 될 수 있다. 지은이는 각 장의 끝에 수록한 「생각해봅시다」에 임상 연구를 통해 얻은 최신 지식, 환자와 가족이 병과 죽음에 대처하는 모습에서 찾은 교훈, 그리고 삶과 작별할 때 채워야 할 빈틈을 적어놓았다. 이를 통해 당신도 당신의 마지막 날을 상상해보기를, 가족과 그 얘기를 나누며 매일 눈뜨는 아침을 새로 쓰기 바란다. 죽음 너머에 남아 있는 삶은 바로 이것이다. [추천의 말]
“아툴 가완디, 올리버 색스, 폴 칼라니티와 함께 읽어야 할 책이 한 권 더 늘었다!” _『옵저버』● 영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 웰컴 북 프라이즈 쇼트리스트 올해의 책
● 선데이타임스 올해의 책응급실에서 짧게 지나는 죽음을 많이 마주했다. 때로는 죽음을 앞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눴고, 남은 가족들의 사정을 헤아려 말을 건넸으며, 직접 사망을 선고했다. 그럼에도 죽음의 과정을 낱낱이 새겨낸 이 기록은 완전히 새로웠다. 나는 이 책 속의 의사처럼 죽음에 임박한 환자의 곁에 앉아 눈을 맞추고 오래도록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가족의 생활 속에 들어가 죽음을 이해시킬 시간도 없었고, 망자에게 가장 행복한 마지막 시간은 어떤 것일지 깊이 고민할 수 없었다. 특히 지은이가 애정 어린 시선으로 망자의 마지막 말을 떠올릴 때, 그동안 무심했다는 죄책감마저 느껴졌다. 죽음을 앞두고 하는 “사랑해”라는 고백에 우리는 늘 무너진다. 이 책은 사려 깊은 죽음을 위해 우리 의료진부터 먼저 읽어야 할 책이다.
-남궁인 | 응급의학과 의사, 『제법 안온한 날들』 저자고통 없이 조용히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보통의 임종은 그런 방식으로 찾아온다는 완화의료 의사의 증언은 내게 커다란 위안이 되었다. 먼저 떠나간 내 가족의 마지막 순간도 그와 같았기를,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나 자신과 내 소중한 이들의 죽음도 그러하기를. 여전히 많은 사람이 호스피스는 죽으러 가는 곳, 완화의료는 치료의 포기라고 여긴다. 이 오해가 통증에서 해방되어 주변 사람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기회를, 마지막까지 살아 있는 즐거움을 누리며 삶을 잘 정리할 기회를 박탈한다. 완화의료와 자기결정권을 중시하는 제도가 자리 잡은 영국에서 온 이 책이 널리 읽혀야 하는 까닭이다. _「옮긴이의 말」, 410쪽‘죽음이라는 난제에 매료되었다’고 고백하며 환자와 가족 앞에서 담담하게 자연스러운 죽음을 이야기하는 의사라니, 수십 년 동안 ‘완화의학’ 분야에서 목격한 수많은 죽음을 이렇게 나지막하게 평온히 이야기하는 의사라니! _김신애 독자님죽음의 시기를 ‘죽어가고 있음’이 아니라 ‘살아가고 있음’으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한결같은 목소리가 두려움에서 벗어나 죽음을 준비하고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게 만들어주었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끝을 염두에 두고’ 더 잘 살고 잘 죽을 수 있기를 바란다. _이지현 독자님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하고 눈물이 흘러 한 장 한 장을 넘기기가 힘들었다. 수천 편의 드라마, 영화에서 생의 마지막에 선 이들의 이별 장면이 나온대도 이 책만큼 죽음에 관해 사실적이고 때론 담담하게, 때론 가슴 저리게 표현해낼 수는 없으리라. _안지현 독자님이 책을 덮는 순간 좀 더 인간적이면서 따뜻한 임종의 시간을 가지길 원하게 될 것이다. 삶과 죽음이 멀지 않다고 알려준, 삶 속에서 허심탄회하게 죽음에 대해 말하는 방법을 알려준 고마운 책이다. _정모아 독자님한 번에 넘어가지 않는 책이다. 한 번에 넘어갈 수 없는 책이다. 책을 읽는 동안 많은 고통스러운 죽음을 함께했다. 매 순간 돌아가신 아버지를 마주했다. _정현이 독자님간호사로 일하며 수많은 죽음을 만났지만 그 말을 꺼내는 게 좀처럼 익숙하지 않았다. 그러다 이 책을 통해 의료팀이 환자와 그 가족에게 죽음의 현실을 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게 되었다. “미안해. 용서해줘. 괜찮아. 사랑해.” 내 삶의 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 그 말을 지금부터 해야겠다. _염선영 독자님창문 밖의 풍경이 창을 열기 전까지는 그저 풍경에 불과한 것처럼, 죽음 또한 그러해서 분명한 사실임에도 우리는 애써 모른 척, 남의 일인 듯 살아간다. 그런데 이 책은 애써 닫은 창문을 살짝 열어놓는다. 그리고 그 틈새로 들어온 이야기들이 과거의 기억과 섞이며 마음에 파문을 일으킨다. _김형찬 독자님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죽음을 배우거나 말해본 적이 없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죽음이 ‘점’이 아닌 ‘선’이라는 통찰을 주었다. _변민아 독자님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내일 아침에는 눈을 뜰 수 없겠지만
저자 캐스린 매닉스
출판사 사계절
ISBN 9791160946536 (1160946531)
쪽수 416
출간일 2020-04-03
사이즈 141 * 222 * 29 mm /492g
목차 또는 책소개 들어가며 …7

1장. 패턴
신통치 않은 시작 …14
프랑스 레지스탕스 …23
작은 댄서 …32
외로운 무도회장 …51
마지막 왈츠 …67
생각해봅시다 …78

2장. 내 방식대로
그것이 문제로다 …82
나를 보내지 마 …93
모자 …111
숨이 멎을 것 같아 …126
생각해봅시다 …138

3장. 죽음을 말하기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네 …153
말하기 힘든 것에 대해 말하기 …164
침묵의 소리 …176
당신의 모든 숨결을 …188
미녀와 야수 …203
생각해봅시다 …217

4장. 지금 이 순간 너머를 바라보기
부엌에서 있었던 일 …222
그만 나를 놓아줘-side A …233
그만 나를 놓아줘- side B …242
여행 계획 …253
사랑을 담아 당신에게 …267
생각해봅시다 …282

5장. 유산
예상 밖의 일 …286
고양이의 해 …300
부검 …312
바늘과 핀 …324
자장가 …336
생각해봅시다 …348

6장. 초월
음악적 차이 …352
깊은 꿈 …361
심연 …371
완벽한 날 …384
좋은 사람들이 먼저 간다 …399
생각해봅시다 …404

마치며 …407
옮긴이의 말 …409
용어 해설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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