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살고 있나요? : 북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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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완벽한 삶의 공간을 향한 7가지 인생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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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부키
저자 모나 숄레
ISBN 9788960516977 (896051697X)
정가 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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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완벽한 삶의 공간을 향한 7가지 인생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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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매일’ 생각하며 살고, 누군가는 ‘한 번도’ 생각하지 않을 법한 “집에 관한 우아하고 일리 있는 이야기”

우리 삶에서 집이란 어떤 의미일까? 사람들은 매일같이 집을 들고나지만, ‘팔기 좋은 집’의 조건을 생각할 뿐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르몽드디플로마티크》의 기자이자 에세이 작가로 활동 중인 모나 숄레는 우리 삶에서 ‘집의 의미’를 고민하다가 오늘날 집이 ‘사는(居) 곳’이 아니라 ‘파는(賣) 곳’이 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배경을 알아보기 위해 저자는 고전 《오디세이아》《어려운 시절》《오블로모프》《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현대의 고전 《패턴 랭귀지》《공간의 시학》《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자기만의 방》《여성의 신비》《해리 포터》, 영화 〈아멜리에〉〈하울의 움직이는 성〉〈스타워즈 4〉,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위기의 주부들〉〈마스터스 오브 섹스〉 등을 종횡무진하며 평생에 한 번은 생각해봐야 할 7가지 인생 질문을 던진다. “집은 ‘누구’와 사는 곳인가?”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집’이라는 시공간은 우리에게 어떤 이점을 주는가?” “노동 없이 집을 유지할 수 있는가?” “초연결사회는 공간과 사람의 관계를 어떻게 바꾸었는가?” “우리가 살 ‘공간’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오늘날 우리에게 ‘이상적인 집’이란 어떤 곳인가?” 이 책은 집을 둘러싼 거의 모든 문제를 파헤치는 ‘집에 대한 가장 지적이고 집요한 탐구서‘라 할 수 있다. 이 흥미로운 여정 속에서 독자들은 ’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우리는 살고 있는지, 우리 삶에서 집이란 무엇인지 고찰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목차
서문 나를 숨 쉬게 해 주는 곳 9

1장 나쁜 평판 : “그러니 이제 좀 방에서 나가!” 17
‘끊임없이 움직이기’의 과대평가된 덕목들 22
땅 위의 길과 책 속의 길 27
공격당하는 상아탑 33
내 모자 상자를 위한 변론 39
동굴을 통해 세상 바라보기 50
2장 내 집 거실의 군중 : 인터넷 시대에 쓸모가 없어진 문 55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을 지닌 블랙홀 66
‘자아의 확장’ 77
자기 삶이 없는 불쌍한 사람들? 82

3장 대거 퇴출 : 우리가 살 곳은 어디에 있을까? 89
족쇄가 채워진 삶 99
어떻게 물려받을 것인가 108
곡예사들의 시대 117
적응하기, 하지만 어디까지? 128
집주인의 성배 141
다 함께 살아남거나 다 같이 죽거나 146

4장 천상의 시간을 찾아서 : 시간은 ‘돈’인가 ‘삶’인가 155
통로에 낀 코끼리 : 일 164
시간의 굴레 172
최후의 보루들 180
머리에 가해진 타격 190
효율성이라는 질병 195
해방에 대한 통찰 206
남쪽으로 우회하기 215
연쇄적 사고 224

5장 하녀의 변모 : 집안일이라는 뜨거운 감자 227
“당신들은 우리를 위한 쓰레기통이야” 237
착취의 현대화 244
하녀이자 동반자에서 동반자이자 가정부로 254
“밀가루가 묻은 여인의 두 손” 262
“우린 아무것도 양립하고 싶지 않다” 272

6장 행복한 가족이라는 환상 : 거주하다, 그런데 누구와 함께? 281
순응주의의 유혹들 287
여성들에게 가정을 팔아먹다 295
천사와의 싸움들 307
여성과 남성을 갈라놓기 315
탐험가들 328
따로 또 같이 339
혼자 살기, 궁극의 두려움? 344
가족이 된 친구들 356

7장 사람들로 북적대는 궁전 : 이상적인 집을 상상하기 367
환상과 실제 378
짓기 혹은 광내기 384
일본 건축이 지향하는 매력에 빠져들다 396
후지모리 데루노부는 어떻게 내 시각을 구원했나 404
모두를 위한 건축? 413
건축은 스스로 짓는 것 428
보통의 오두막 짓기 435

주 448 찾아보기 490
책속으로
서문: 나를 숨 쉬게 해주는 곳
많은 사람의 인식 속에서 가정적 세계는 소심하게 움츠러드는 곳, 미키마우스 실내화를 신고 텔레비전 앞에서 후줄근하게 퍼져 있는 곳, 가전제품을 강박적으로 쌓아 두는 곳, 단호하게 세상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등의 전혀 영예롭지 않은 이미지들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집은 중요하지 않은 일이나 해결해야 하는 곳, 또는 사람을 둔하고 무기력하게 만드는 덫쯤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그런데 요즘처럼 가혹하고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시대에는 그 반대로 우리의 삶을 이루는 구체적인 조건들에서 다시 시작하는 게 의미가 있지 않을까. 게으름 피우고, 잠자고, 공상에 잠기고, 읽고, 곰곰 생각하고, 무언가를 만들고, 놀고, 혼자 고독을 즐기거나 지인들과 어울리고,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 등등. 이런 행위들과 우리에게 필수적인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기본적인 즐거움에서 삶을 다시 출발하는 것 말이다._<본문 10~11쪽> 1장 나쁜 평판 : “그러니 이제 좀 방에서 나가!”
자기 집에서 살 권리를 주장하면 대개는 즉각적인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우리는 집을 소비할 권리밖에는 없다. 여기서 우리 사회가 갇혀 있는 이중적 도덕 기준이 드러난다. 자신에게 가혹하게 굴기, 효율성에 대한 요구, 삶의 대부분 영역에서 절제하고 희생하기. 그와 동시에 오직 소비 영역에서만 모든 욕망을 즉각 충족시키고 위안과 위로를 발견하기. “나는 소중하니까요”라는 슬로건은 아무런 이견 없이 가장 성공한 마케팅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퇴직자들의 권리 옹호를 위한 시위에서 이 구호를 보게 된다면, 사람들은 분노와 비난으로 가득한 부정적인 반응을 숱하게 쏟아 낼지도 모른다. 실리콘이 가득 든 윤기 나는 샴푸는 얼마든지 사용해도 좋지만 평온한 노년을 즐길 권리는 없는 것이다. 킹사이즈 소파베드를 의무처럼 할부로 구입해야 할 권리는 있지만, 낡은 소파에서 오랫동안 몽상에 잠길 권리는 없다._<본문 40쪽>2장 내 집 거실의 군중 : 인터넷 시대에 쓸모가 없어진 문
그러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 있다. 아무리 모든 문을 꼭꼭 닫아걸어도 이제 난 결코 혼자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난 달라졌다. 내 머릿속에는 언제나 지독한 소란이 일고 있다. 내 머리는 세상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2분마다 주파수를 바꾸는 라디오 수신기처럼. 나의 생각은 끊임없이 사방으로 튀어 오른다. 물론 잘 안다, 생각의 속성이 본래 그렇다는 걸. 그래도 이 정도까지는 아닐 테지. 나는 여전히 고독의 절대적인 필요성을 느끼고, 그런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고독조차 더 이상 예전에 느끼던 고독일 수 없다. 어린 시절 도서관에서 몇 시간씩 독서에 몰두하던 순간이나, 청소년 시절에 소파베드에 누워 책을 읽으면서 느낀 마음의 평정과 평온함을 다시는 맛보지 못할 것이다. 캐나다 작가 더글러스 쿠플랜드가 인터넷에 퍼뜨린 이미지가 아주 잘 말해 주는 것처럼. “인터넷이 존재하기 이전의 내 뇌가 그립다.”_<본문 74~75쪽> 3장 대거 퇴출 : 우리가 살 곳은 어디에 있을까?
2008년의 서브프라임 거품이 꺼진 후 미국 전역을 휩쓴 부동산 압류 돌풍은 현대 세상이 어떤 방식으로 ‘99프로’가 느끼는 뿌리 내리기의 욕구를 좌절시키고자 하는지 여실히 보여 주는 강력한 상징이다. 대서양 양쪽에서 어떤 식으로든 임금과 부동산의 적대적 추이를 느끼지 않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2014년 초, 아베 피에르 재단은 ‘14만 1500명의 사람이 노숙을 하고 있고, 그 가운데 3만 명이 아이들’이라고 발표했으며, 2001년 이래로 노숙인 수가 50퍼센트나 증가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재단은 자기 집이 없거나 매우 힘든 처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를 약 360만 명으로 집계했다. 거기에 더하여 주택 위기로 인해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500만 명이 그 주위를 맴돌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이들은 점점 더 혜택받은 소수의 차지가 되는 도심에서 살 경우 비좁은 공간으로 만족해야만 한다. 또는 도시 외곽으로 밀려나는 경우에는 매일 진 빠지는 여정을 각오해야 한다. 스위스도 젠트리피케이션에서 예외가 아니다. 알린 클레르는 오래된 이웃과 나란히 선 채 두 사람이 수십 년간 살았던 로잔 시내 건물이 더 부유한 사람들에게 자리를 넘겨주기 위해 허물어진 잔해를 응시하면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난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아.” 그녀의 말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여전히 이 세상에 머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_<본문 99~100쪽>4장 천상의 시간을 찾아서 : 시간은 ‘돈’인가 ‘삶’인가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가 사람들의 마음속에 뿌리내리자, 더 이상 삶을 즐기는 것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양심의 가책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회중시계가 일반화되기 전, 청교도파 신학자리처드 백스터는 사람들에게 ‘각자의 내면에 있는 정신적 시계에 따라’ 자신을 조절할 것을 권고했다. 이런 면에서는 착취자와 피착취자 모두가 똑같은 입장에 놓여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그들은 스스로에게 게으름을 금했다. 에드워드 P. 톰슨의 지적에 의하면, 이제 시간은 ‘더 이상 지나가는 게 아니라 소비되는 걸로 간주되었다.’ 오늘날에는 미국 독립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시간은 돈이다’라는 말은 양식良識을 나타내는 단순한 격언쯤으로 여겨지고 있다. 사람들은 그 말을 기계적으로 반복할 뿐이다. 그러다 보니 부탄의 ‘행복부 장관’이었던 카르마 치팀이 아니, 그렇지 않다, ‘시간은 곧 삶이다’라고 반박했을 때, 이 단순한 진리가 마치 겉멋 들린 히피족이 내뱉었음 직한 말처럼 느껴졌다._<본문 195~196쪽> 4장 천상의 시간을 찾아서 : 시간은 ‘돈’인가 ‘삶’인가
몽상에 잠기기, 게으름 피우기, 책 읽기, 글쓰기, 음악 듣기, 영화 보기, 노닥거리기, 잠자기, 사랑 나누기, 그림 그리기, 대화하기. 집이라는 둥지에서 행해지는 많은 활동은 자신만의 소우주 속에 틀어박히기, 상상 속으로 도피하기, 느긋한 일탈 등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또한 자신의 또 다른 비밀스러운 정체성과 다시 관계를 맺고, 자기 고유의 방편에 의지하며, 흘러가는 시간에 자신을 내맡기는 것을 포함한다. 그리하면 사회가 무엇보다 치켜세우는 역동성, 효율성, 미친 듯한 분주함과는 정반대의 상태에 놓이게 된다. 어떤 영국 여성은 소셜 네트워크에 공개한 자기소개서에서 더없이 진부한 방식으로 자신을 자랑했다. “난 나 자신을 바쁘게 유지하는 게 좋아요.” 실업자들과 소위 말하는 ‘구호 대상자들’에 대한 비난이 아무리 왜곡되고 당찮아 보인다 할지라도, 그건 곧 노동의 끊임없는 동원을 내세우는 윤리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공감을 얻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_<본문 196쪽>5장 하녀의 변모 : 집안일이라는 뜨거운 감자
모든 순진한 영혼들에게 현실을 직시하기를 권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욕실이 저절로 새하얗게 반짝거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빨랫감이 저 혼자 세탁, 다림질, 개기를 거쳐 옷장 안에 정돈되지 않으며, 냉장고가 벽에 뚫린 비밀 도관을 통해 채워지는 게 아님을 알아야 할 터다. 게다가 ‘진정한’ 마법의 세계에서조차도 집안일은 해야만 한다. 《해리 포터》의 마법사들이 대단한 마력을 지녔다는 이유로 청소나 요리하기를 면제받을 수는 없다. 더구나 그들은 이러한 제약에 특별히 진보적인 방식으로 대처하지도 않는다. 아주 고전적으로, 위즐리 가족 중에서 열심히 집안일을 하는 사람은 위즐리 부인이며, 그녀의 남편은 매일 아침 마법부로 출근한다. 마법을 부리지 못하는 가정주부들과 비교할 때 그녀가 지닌 유일한 장점은 살림 도구들과 채소를 부엌 위로 날아다니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유한 가정이나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는 (앞서 본 것처럼 보수를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집 요정들이 집안일을 대신한다. 그들은 인간 가정부들처럼 은밀히 일해야만 한다. 마법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잠든 밤에 공동 교실을, 낮에는 공동 침실을 청소한다. 그러나 그들의 불가시성이 절정에 달하는 건 마법학교의 구내식당에서다. 식사 시간마다 식탁 위에는 어디서 솟아났는지 모르는 음식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헤르미온느는 마법학교에서 2년 넘게 지낸 뒤에야 요정들(그들 역시 마력을 지녔다)이 부엌에서 그 음식들을 보낸다는 것을 알게 된다._<본문 253~254쪽>
6장 행복한 가족이라는 환상 : 거주하다, 그런데 누구와 함께?
실제로 사회는 이런 여성들을 겨냥해 가정을 팔아먹는다. 가정에서 잃을 게 제일 많은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기 때문이다. 남자는 사나운 여자가 놓은 결혼이라는 ‘덫’에 걸려든 희생자이며, 그 때문에 그는 여성 혐오자가 된다는 상투적인 이야기보다 기만적인 것도 없을 터다. 이와 관련해 작가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다음과 같이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했다. 미국에서 “기혼 여성들은 독신 여성들만큼 부를 축적하지 못한다(평균적으로, 결혼반지를 손에 낌으로써 평소보다 급여가 7퍼센트 줄어든다). 그들은 직업적으로도 독신자들보다 성공할 기회가 적어지며, 건강도 더 나쁘고, 우울증을 겪을 위험과 (대부분 남편의 손에 의해) 비명횡사할 가능성도 더 커진다.” 반대로 결혼한 남자들은 독신 남성들보다 더 오래 살며, ‘더 많은 부를 축적하고, 일에서도 더 인정받으며, 비명횡사할 위험도 적다. 그들은 독신 남성들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며, 알코올중독이나 마약중독 또는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일도 적다.’ 사회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부부의 혜택의 불균형’이라고 부른다. 여성은 결혼을 늦게
출판사 서평
한번은 고민해야 할 ‘사는 곳’에 관한 쓸데 있는 생각들
“어디에서 누구와 어떻게 살 것인가”당신에게 ‘좋은 집’이란 어떤 곳인가? 교통이 편리한 곳? 좋은 학군이 있는 곳? 특정 브랜드의 아파트? 전망이 좋은 곳? 그래서 팔기 좋은 곳? 그러나 《르몽드디플로마티크》의 기자 모나 숄레에게 그런 곳은 진짜 ‘집’이 아니다. 그이에게 집이란 ‘게으름 피우고, 잠자고, 공상에 잠기고, 읽고, 곰곰 생각하고, 무언가를 만들고, 놀고, 혼자 고독을 즐기거나 지인들과 어울리고,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곳이다. 이런 행위들과 우리에게 필수적인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기본적인 즐거움을 주는 곳. 그런 곳이 바로 집이다.
프랑스에서 에세이 작가로도 활동 중인 모나 숄레는 집이 삶에서 의미하는 것, 집이 가능하게 하는 것, 주거 환경에 대한 바람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이 책의 집필을 시작했다. 그러나 ‘집’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던 그녀는 또한 ‘집’이라는 것이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점과 정확히 맞닿아 있음을 깨닫는다. 민주주의의 퇴보, 급락하는 혼인율과 상승하는 이혼율, 갑질 문제, 사회 계층과 세대 간의 이중 격차, 근로노동 시간 논쟁, 가정 형태의 변이, 건축 방식의 문제 모두 ‘집’에서 시작되거나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결론에 이르기까지 그이는 문학, 예술, 철학, 사회학, 영화, 잡지, 드라마, 다큐멘터리 기사, 통계 등 ‘집에 관련된 거의 모든 인문학’을 파헤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역설한다.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완벽한 삶의 공간’을 찾기 위해서는 다음의 7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집은 ‘누구’와 사는 곳인가?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집’이라는 시공간은 우리에게 어떤 이점을 주는가?
?노동 없이 집을 유지할 수 있는가?
?초연결사회는 공간과 사람의 관계를 어떻게 바꾸었는가?
?우리가 살 ‘공간’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오늘날 우리에게 ‘이상적인 집’이란 어떤 곳인가?문을 닫아도 집 안으로 들이닥치는 군중들
프랑스의 작가 엠마뉘엘 피레르는 “나는 우리를 의존적인 존재로 만들고 교류의 영역을 무한정 넓히기 위해 기술이 최근에 보여 준 교묘함과, 그 때문에 자립 체제의 가능성이 줄어드는 사실을 주목한 바 있다”라고 밝혔다. 사실 우리는 이런 경험을 매일같이 하고 있다. 집에 들어와 컴퓨터를 열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기가 무섭게 대부분 철저한 이방인으로 이루어진 군중이 거실이나 침실에 난입하는 경험을 말이다. 매몰차게 창을 닫으려 해도 소셜 네트워크는 “아무것도 놓치지 마세요!”(트위터) “벌써 가세요?”(페이스북)라는 메시지를 날려 ‘무언가를 놓칠 것 같은’ 두려움을 심어준다. 저자는 ‘정보 비만증’과 더불어 이 소셜 네트워크로 말미암은 ‘신경성 의존증’이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을 얼마나 방해하고 있는지 지적한다.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은 ‘시간’을 평평하게 만들고 획일화한다. 컴퓨터 화면에서 좀 더 일찍 벗어나지 못한 날에는 하루가 더 짧게 느껴진다. 혹여 누군가 내 시간을 도둑질하기라도 한 것처럼. 나는 더 이상 예전처럼 편안히 쉬지 못한다. [...]다시 집 밖으로 나가는 순간이 와도 예전처럼 더 이상 ‘다른 곳에’, 남들이 침범할 수 없는 나만의 안식처에 머물렀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인터넷은 집콕족이 자신만의 은밀한 공간에서 경험하는, 새로운 활력을 선사하고 각자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낯섦’의 느낌을 더욱 희귀하게 만든다.-본문 68~69쪽

인터넷은 또한 ‘거주 형태’ 즉 공간에 대한 개념도 바꾸어 놓았다. 예전에는 많은 행위가 다양한 신체 자세, 집의 공간이나 외부로 이동하기, 다양한 도구와 기구를 사용하기 등을 전제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그 모든 게 컴퓨터 화면과의 대면만으로 이루어진다. 전화하기, 읽기, 편지 쓰기, 글쓰기, 그리기, 정보 수집하기, 쇼핑하기, 음악 듣기, 영화 보기 등. 우리는 컴퓨터뿐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으로 집 어디서든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되면서 ‘집 안의 공간’을 소홀히 여기게 되었다. 저자는 사람들이 늘 한군데서만 머무느라 집을 가꾸고, 문제점을 보완하고, 충분히 투자하는 일을 거의 포기한 채 살고 있다고 지적한다.우리에게 시간은 ‘돈’일까 ‘삶’일까
팔레스타인의 시인 마흐무드 다르위시는 “우리 안에 있는 가장 심오한 것들을 들을 수 있는 방이다”라고 했고, 예술 비평가이자 문학 교수인 마리오 프라츠는 집에 대한 감각이 없는 사람은 ‘자기 안에 음악이 없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했다. 우리에게 집이란 이렇게 자신을 내려놓음으로써 자신을 발견하는 곳, 자신의 또 다른 면모들을 함양하게 하고, 자기 정체성에 숨구멍을 틔워 줄 수 있는 일종의 ‘시간적 배양기’ 역할을 하는 곳, 즉 ‘하우스’가 아닌 ‘홈’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에게는 집 고유의 기능을 느낄 만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우리 자신으로부터 끊임없이 멀어지게 만드는 사회에서 어떻게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자신에게로 갈 수 있을까? 너무 애쓰지 않고도 욕망의 무사태평함만이 지배하는 은총의 상태에 안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사회가 점점 더 인색하게 허용하는 일과의 면제가 없이는 우리 모두가 ‘시간의 엄격한 분할’이라는 동일한 체제를 따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구속은 우리의 삶을 고갈시키며, 무엇보다 우리가 집과 그 효용을 충분히 경험하는 것을 가로막는다.-본문 172쪽저자는 시간 부족의 원인을 자본주의로 말미암은 시간 개념의 도입으로 보며, 그것이 내포하는 사회적 폭력을 살펴본다. 법적 근로시간이 35시간인 프랑스 노동자들도 평일에는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자신만의 시간을 향유하기엔 시간이 부족하고, 주말에는 미루어둔 취미생활과 집안일을 신경 쓰다가 무엇도 하지 못한 채 월요일을 맞는다. 게다가 자본주의 사회는 노동에의 무한한 헌신과 희생의 가치를 앞세움으로써 노동자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노예화에 협력하게 만들 만큼, 그리하여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포기하게 할 만큼 위협적인 힘을 지닌 주의(主義)를 전파했다. 즉 법적인 근로시간 규정뿐만이 아니라 벤저민 프랭클린의 ‘시간은 돈이다’라는 개념 등이 전파되면서 ‘효율성이란 질병’이 퍼진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를 ‘내려놓는’ 데 그토록 어려움을 느낀다면, 그건 단지 물질적 이유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 스스로 빗장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집에서의 시간과 그것이 주는 여러 해택을 되찾기 위해서는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 온 정신적, 법적 제약을 깨뜨릴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집 안을 저절로 청소해주는 집 요정 ‘도비’는 없다
소피 디브리의 소설 《교외의 마담 보바리》에서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주부인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녀는 점차 자신이 어떤 덫에 걸렸는지 깨달으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가정을 이룬다는 건 바로 이런 것이었다. 여왕인 동시에 노예가 되는 것.” 20세기 이전만 해도 프랑스에서 집안일은 하녀가 담당했다. 19세기의 영국에 관해 빌 브라이슨은 “당시 사람들은 오늘날의 가정에서 로봇 가전제품들을 소유하듯 하인들을 고용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널리 퍼진 20세기 이후 하인제도는 가정부가 아닌 ‘여성’으로 대체되었고, 여성은 ‘임금 노동’과 ‘가사 노동’이라는 ‘이중 노동’의 덫에 갇혀 버렸다.주부들로 하여금 과거에 하녀들에게 떠맡겼던 역할을 다시 맡게 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밖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공공연한 경멸의 대상이 되어 왔던 집안일을 한껏 찬양해야만 했다. 그런 식으로 찬란한 미래를 기약하는 이미지가 탄생했으며, 그 주인공들이 제정신이 돌아와 그동안 자신들이 얼마나 속고 살았는지를 깨닫지 못하도록 이미지를 끊임없이 쇄신해야만 했다. 혼을 빼 놓을 정도로 요란한 찬사들의 합주를 조직하고, 그들이 얼마나 필수적인 존재인지를 강조하고, 그들의 넘치는 에너지와 놀라운 정돈 감각에 감탄을 아끼지 않으며, 그들이 군림하는 집 안 풍경의 아름다움 앞에서 황홀한 표정을 지어야 했다.-본문 263쪽또한 하인제도는 ‘불가시성(不可視性)’이란 유산도 남겼다. 돌아보면 도와줄 것도 아니면서 집 안의 누군가가 온힘을 다해서 구석구석 청소하는 모습을 불편해했던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이런 가사의 광경을 ‘지켜보기를’ 거부하는 것은 마치 《해리포터》 속 도비들의 행위와 같이 ‘마법을 부린 것처럼’ 깨끗해지고 잘 정돈된 집 안에 대한 환상을 유지하게 해 준다. 문제는 이런 ‘불가시성’이 집안일을 하찮은 것으로 보람 없고, 무가치한 일로 인식하는 데 일조한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여성들은 퇴근을 하고도 앨리 혹실드의 책제목처럼 ‘두 번째 직장’에 출근하며 ‘별것 아닌’ 집안일에 시달리고 있다. 무엇을 하든 여성들은 여전히 하인 제도의 낙인이 찍힌 채로 살아가고 있다. 1960년대부터 여성들이 노동시장으로 대거 돌아온 사실이 많은 것을 달라지게 하지는 못했다. 크리스틴 델피가 지적한 것처럼, 여자들은 ‘어느 정도의 경제적 독립을 위해 이중의 노동력을 제공하는’ 조건하에서만 자유로울 수 있을 뿐이다.-본문 272쪽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그동안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70년대 이탈리아, 영국, 미국 그리고 캐나다의 페미니스트들은 가사라는 족쇄가 평등의 실현을 언제까지고 방해할 거라고 확신하며 ‘가사급여’의 지급을 주장했다. 그러나 또 다른 페미니스트들은 이 가사급여가 오히려 여자들을 ‘냄비 앞으로 돌려보낸다’고 비난했고, 기본소득 주창자들은 자본주의 생산 양식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가사급여는 ‘나무다리에 고약을 바르는 격’이라며 비아냥거렸다. 하지만 저자는 가사급여를 주장하는 이들 덕분에 ‘여성은 가정생활에 적합하다’는 진화심리학을 깨뜨릴 수 있었다며, 어떠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더라도 논의 자체는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보완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핵가족 외에 다른 해법을 찾아낸 ‘탐험가’들을 만나다
1인 가구, 무자녀 커플, 한부모가족 그리고 재구성 가족 등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의 주거 형태의 기준은 공간 구성부터 관련 법규까지 여전히‘핵가족’이라고 불리는 전통적인 가족상에 얽매여 있다. 그러나 가정 형태의 다양화가 시작된 지 오래인 서구권에서는 주거비와 불안정성의 증가 때문에 혁신하고자 하는 사람들, 새로운 경험을 시도하려는 사람들, 자신들이 사는 공간을 달리 구분하고자 하는 이들이 등장하고 있다.크리스토퍼 알렉산더는 자녀가 있거나 없는 커플, 독신자, 퇴직자 등등 다양한 유형의 가정들로 구성된 공동체적인 주거를 지향할 것을 적극 권장한다. 공동 거주의 원칙은 대략 다음과 같다. 독립적이지만 서로 이웃해 있는 집들은 필요한 공간들을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프랑스에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협동 주거는 주민들로 하여금 삶의 환경의 정비, 경영 그리고 향유에 있어서 모든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하는 법률적 구조를 제공한다. 이러한 주거 형태는 북부의 나라들에서 특별히 발전해 왔다.-본문 333~334쪽협동주거는 각 개인이 주거하는 방 이외 대부분을 공동 공간으로 한 형태로 스트라스부르의 에코 로지(?co-Logis)가 대표적이다. 공동 셋집도 대안으로 떠올랐는데 일반 집과 똑같은 사적 모듈과 공동 식당, 공동 응접실이 결합된 형태로 연합 주거 협동조합 코다(CODHA)가 제네바에 건설한 미래 친환경 단지가 있다. 이러한 주거 공간들은 1인 가구, 한부모 가정, 독거노인, 고령 가정 등 급증하고 있는 새로운 가족 형태에 최적화된 곳일 뿐 아니라 오늘날 출산율을 저해하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공동 육아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독립적이면서도 하나의 집단을 이루는 개인. 이것은 이제 독신자, 과부와 홀아비, 이혼자, 편부모 모두의 상황이 될 터다. 그들은 각자 공동 셋집에서 살거나 협동 주거지에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고령자나 더 이상 가족과 함께 살 수 없게 된 이들에게 이러한 해결책은 고독을 해소하고, 반드시 터무니없이 비싸지는 않은 집세를 공평하게 분담하고, 양로원에 가는 것을 피하게 해 준다.-본문 358쪽아예 집세를 ‘분담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한 사람들도 있다. 1980년~ 2000년대 말까지 제네바에서는 약 30년간 무단 점거, 즉 스? 운동(squatting)으로 160군데가 넘는 장소가 점거된 적도 있었다. 스? 운동은 도시 속 빈 공간을 무단으로 점거해 주거하는 것이기에 불법 행위다. 그러나 실제 제네바 출신으로 스? 운동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저자는 자본주의적 규율에 지배받지 않으며, 연인이나 혈연관계도 아닌 사람들이 모여 주거를 할 수 있다는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충분하다고 말한다. 이런 시도들은 모두가 어떤 방식으로든 현재 삶의 모델을 개선하는 데 그 목표를 두고 있다. 물론 언제나 쉽지만은 않으며 가능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가 물려받은 시스템의 근원과 기능을 더 잘 이해하는 것은 그것에 저항하기 위한 무기를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역설한다.‘집 주인’이라는 성배를 거머쥔 자들은 누구인가
상당수의 사람이 물가 폭등과 더불어 적당한 주거지를 찾는 과정에서 불평등과 지배관계라는 폭력과 마주친다. 프랑스는 1998년과 2011년 사이에 부동산 가격이 평균 158퍼센트, 파리는 4배나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인들이 집을 구하는 방법에는 몇 가지 공통된 선택지가 존재한다. 집을 빌리거나 은행과 함께 소유하는 것, 혹은 직접 짓거나 상속받는 것. 일단 집을 구하는 첫 번째 선택지인 전월세를 택하는 순간, 우리는 ‘집 주인’이라는 성배를 거머쥔 자들의 갑질에 시달린다. 삶의 기본적 여건인 보금자리를 추구하는 일은 유난히 노골적이고 격렬한 지배 관계와 부딪히기 마련이다. 결핍은 그것에서 모종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위치의 어떤 이들에게 가장 저열한 본능을 부추기기도 한다. 악덕 집주인들은 공식 부동산 시장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누추한 집을 세놓으며 터무니없는 집세를 요구한다. 심지어 세입자나 집주인이 젊은 여성에게 동거나 성관계를 조건으로 원룸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본문 102쪽한두 해마다 집을 옮기는 것에 질리고, 집주인의 횡포에 백기를 든 사람들이 첫 번째로 향하는 곳은 부동산이 아닌 ‘은행’이다. 프랑스에서는 주택 구매의 85퍼센트가 대출로 이루어진다. 평균 대출 기간도 2000년 13년에서 2014년 20년으로 늘어났다. 철학자 마우리치오 라자라토에 따르면 중세시대에는 대부업자들을 ‘처형’했다. 대부업자들이 파는 것은 돈이 아니라 시간, 즉 ‘그들의 것이 아닌, 오직 신만이 소유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빚은 ‘시간을 도둑질하는 것’이며, 이런 장기 대출로 채무자들은 집이 주는 안정성을 의식할 수 없을 만큼 취약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부채로 인해 저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빚진 자들은 살아가는 동안 단 한 번의 사고에도 삶이 송두리째 흔들린다. 또한 미래를 보장받는다는 기대 속에서 계속해서 현재를 희생하는 악순환을 맞이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문제는 ‘적은 비용으로 살 집을 마련할 수 없다는 현실’이 서구 사회가 높이 평가해 왔던 다양한 진보의 퇴색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은퇴할 나이가 다 된 성인들이 다른 이들과 공동으로 세 들어 살아야만 한다면, 마치 빈곤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소련의 공동아파트에서 여럿이 동거하던 것 같은 상황을 겪어야 한다면, 개인의 행복 추구권을 운운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심지어 세대 간의 단순한 역학 관계, 즉 성인이 된 자녀는 자신의 자율성을 획득하도록 되어 있으며, 적어도 자기 부모의 삶과 동등하거나 그보다 나은 삶을 살아야 한다는 기본 원칙마저 무너지고 있지 않은가?아무 제약 없이 ‘이상적인 집’을 상상해봐야 하는 이유
태어나서 처음으로 ‘살고 싶은 집’을 상상해본 때를 기억하는가? 《빨간 머리 앤》을 읽으며 나만의 다락방을, 《톰소여의 모험》를 읽으며 나무 위의 오두막을, 《반지의 제왕》을 보며 호빗의 집을 갖고 싶다는 유의 상상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집안의 경제상황과 현실의 제약을 알게 되면서 이런 상상은 차차 줄어든다. 내 집을 마련할 나이쯤 되면 ‘살 집’보다는 ‘팔 집’에 적합한 조건들, ‘가격 상승 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조건을 우선적으로 떠올리게 된다. 우리는 어린 시절의 불꽃놀이가 지나간 뒤에는 상대적으로 초라하고 단조로운 집들의 수많은 이미지를 소비하는 데 만족해야 한다. […] 건축 및 도시와 관련된 선택들이 우리의 일상을 형성하고, 우리 자신과 우리가 처한 환경과의 관계 및 서로 간의 관계, 즉 우리의 모든 삶을 결정짓는데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은 놀라우리만치 여전히 자료에 의해 뒷받침되지도, 분석되거나 논의되지도 않고 있는 실정이다.-본문 383쪽우리가 집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느낀다는 사실은 다시 말해서 공간이 사람에게 일정 이상의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현대에 이르러 ‘공간 심리학’이란 말이 주목받는 것도 같은 이유다. 세계적인 건축가인 크리스토퍼 알렉산더는 자신의 일상을 되돌아보다가 ‘부엌에서 아침 먹기, 서재에서 글쓰기, 아틀리에에서 친구들과 식사하기 등’ 반복되는 한정된 행위들로 일상이 이루어져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런 일정한 행위들이 같은 패턴으로 반복된다는 사실은 그것들이 우리 삶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렇기 때문에 이런 행위들의 질에 우리 삶의 질이 달려 있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자신의 일상과 관련이 있는 곳, 가족 구성원의 특성에 들어맞는 곳에 살고 있을까? 우리가 사는 남들의 기준에 맞춘 곳이 스스로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생각해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반대로 이런 자질이 결여된 장소는 우리로 하여금 에너지를 방출하지 못하게 하면서, 삶에 대한 감각과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든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들을 야기함으로써’ 삶이 포함한 가능성을 파괴한다. 우리를 풀 수 없을 만큼 단단하게 얽힌 매듭들 속에 가두어 버리는 것이다.-본문 389쪽그러나 오늘날 자신의 일상과 취향을 고려한 집에서 산다는 것은 엄청난 부자들만이 가능한 일이다. “건축가들은 부자들의 꼭두각시로 전락”한 지 오래며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공간 다양성이 부재한 곳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그럼에도 이러한 현실에 균열을 내는 사람들이 있다. 20년 전부터 학생들과 함께 앨라배마의 오지에 사는 빈민들을 위해 재활용한 재료로 공공 주택과 건물을 짓는 루럴 스튜디오는 건축 전에 반드시 미래 집 주인과 의견을 조율한다. 이들 뿐만 아니라 자기에게 맞는 공간을 구상하고 스스로 집을 짓고 사는 코펜하겐의 ‘자유 도시’ 크리스티아니아(Christiania) 등의 예를 살펴봄으로써 저자는 집에 대한 우리의 상상력을 다시금 일깨운다. 물론 경제적, 가정적, 또는 직업적 제약이 있는 한 꿈꾸는 집에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상상이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는 그래야만 현실과 미래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집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들여다보는 종횡무진 오디세이
저자는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인 측면에서 ‘집’의 의미를 살펴보기 위해 크리스토퍼 알렉산더《패턴 랭귀지》, 가스통 바슐라르《공간의 시학》, 아키코 부시 《집의 지리학》과 같은 ‘공간’ 관련 도서를 파헤치고,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찰스 디킨스 《어려운 시절》, 조앤 K. 롤링 《해리 포터》,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이반 곤차로프 《오블로모프》와 같은 문학 작품 속을 들여다본다. 또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베티 프리단 《여성의 신비》등 여성학, 막스 베버《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하르트무트 로자의 저서 등 사회학,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스타워즈 4>, 드라마 <가십 걸> <위기의 주부들> <마스터스 오브 섹스> 그리고 다큐멘터리와 회화 작품까지 종횡무진하며 집을 다면적으로 조명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기존의 관점을 해체하고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집’을 바라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 낯선 여정의 끝에서 집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면, 자신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실마리 또한 얻게 될 것이다.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살고 있나요?
저자 모나 숄레
출판사 부키
ISBN 9788960516977 (896051697X)
쪽수 496
출간일 2019-03-08
사이즈 141 * 215 * 30 mm /638g
목차 또는 책소개 서문 나를 숨 쉬게 해 주는 곳 9

1장 나쁜 평판 : “그러니 이제 좀 방에서 나가!” 17
‘끊임없이 움직이기’의 과대평가된 덕목들 22
땅 위의 길과 책 속의 길 27
공격당하는 상아탑 33
내 모자 상자를 위한 변론 39
동굴을 통해 세상 바라보기 50
2장 내 집 거실의 군중 : 인터넷 시대에 쓸모가 없어진 문 55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을 지닌 블랙홀 66
‘자아의 확장’ 77
자기 삶이 없는 불쌍한 사람들? 82

3장 대거 퇴출 : 우리가 살 곳은 어디에 있을까? 89
족쇄가 채워진 삶 99
어떻게 물려받을 것인가 108
곡예사들의 시대 117
적응하기, 하지만 어디까지? 128
집주인의 성배 141
다 함께 살아남거나 다 같이 죽거나 146

4장 천상의 시간을 찾아서 : 시간은 ‘돈’인가 ‘삶’인가 155
통로에 낀 코끼리 : 일 164
시간의 굴레 172
최후의 보루들 180
머리에 가해진 타격 190
효율성이라는 질병 195
해방에 대한 통찰 206
남쪽으로 우회하기 215
연쇄적 사고 224

5장 하녀의 변모 : 집안일이라는 뜨거운 감자 227
“당신들은 우리를 위한 쓰레기통이야” 237
착취의 현대화 244
하녀이자 동반자에서 동반자이자 가정부로 254
“밀가루가 묻은 여인의 두 손” 262
“우린 아무것도 양립하고 싶지 않다” 272

6장 행복한 가족이라는 환상 : 거주하다, 그런데 누구와 함께? 281
순응주의의 유혹들 287
여성들에게 가정을 팔아먹다 295
천사와의 싸움들 307
여성과 남성을 갈라놓기 315
탐험가들 328
따로 또 같이 339
혼자 살기, 궁극의 두려움? 344
가족이 된 친구들 356

7장 사람들로 북적대는 궁전 : 이상적인 집을 상상하기 367
환상과 실제 378
짓기 혹은 광내기 384
일본 건축이 지향하는 매력에 빠져들다 396
후지모리 데루노부는 어떻게 내 시각을 구원했나 404
모두를 위한 건축? 413
건축은 스스로 짓는 것 428
보통의 오두막 짓기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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